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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Anytime, Anywhere

by BiBi_ 2020.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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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ime, Anywhere"




사실 나는 책을 구매해서 읽는걸 좋아한다. 나중에 독립하거나, 결혼했을때 벽 한공간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싶어 하나둘씩 사서 모아놓기 시작하고 있다. 어렸을땐 누구나 그랬듯이 엄마가 책을 읽으라고 하니 반감이 들어 책에 흥미를 못느꼈다. 성인이 되고, 내돈으로 직접 책을 사서 읽은적이 있었는데 나름 모으는 재미가 있어서

항상 그 책을 왜 샀는지, 그때 그날의 심정, 어디서 샀는지, 언제샀는지 등을 써놓는다. 나중에서야 낡은 책 앞에 그렇게 써놓은 기록이 추억이 되었다.

인스타는 너무 보여주기식이고, 블로그야 이렇게 내맘을 담아 긴 글을 쓸 수 있다는 편안함 때문에 자주는 아니여도 틈틈히 내가 읽었던 책들의 리뷰를 하려고 한다.

물론, 일상도!



오랜만에 코로나19로 닫았던 도서관들이 책 대출을 시작해서 책을 빌려왔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같은 책. "내 휴식과 이완의 해" -오테사 모시페그-





주인공은 부모님의 유산으로 살아가는 특권층이자 미모의 늘씬한 금발 여성이다. 주변의 모든것으로부터 지독한 무기력증과 염세를 느끼는 주인공은 온갖 약물에 의지해 기수면상태를 이어가다가 인페르미테롤이라는 시판되지 않은 약을 접한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는데, 이약을 먹으면 사흘간 의식이 사라진다.

주인공은 남은 인페르미테롤이 허락하는 만큼 스스로를 집안에 격리시키며 잠을 자기로 결정한다.





언젠가 나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못견디는 사람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휴일임에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무엇이든 해야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바로 나였던 것이다. 독서나 영화, 드라마 감상같은 것도 사실 머리를 써야하는 일이라 온전히 쉰다고 보기는 어렵다.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깨달음 이후 의식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휴식이란 긴 수면과 식사, 산책 정도로 꾸려진 간결한 시간이다. 그냥 존재하는 시간.



주인공의 선택은 극단적이지만 매혹적이기도 하다. 시간의 흐름도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잊고 잠시 의식의 스위치를 꺼두는 일.

봄을 준비하듯 오랜 겨울잠을 자는 일.

어쩌면 주인공이 선택한 잠도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는 노력으로 볼수 있지 않을까?

혹자는 재정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휴식이었다고 말할 수도, 주인공의 행동은 회피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 모두 한번쯤 온전한 휴식을 바라지 않나. 그 상상을 주인공이 대신해서 실현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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